미국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xx University 또는 xx College라고 쓰인 간판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리고 각 지역과 특히 LA  한인업소록을 보면 백여 개에 이르는 다양한 이름의 university와 college가 있다. 미국에는 수천 개의 대학이 있다지만 동네마다 이렇게 많은 대학이 있다는 걸까?

미국은 연방 교육부 같은 중앙정부에서 대학설립 및 운영에 직접적인 규제를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에서는 학생이 6인 이상이면 누구든지 사립학교를 설립하고 주정부에 등록만하면 된다. 마치 비즈니스 라이센스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준은 '학원'이지만 이름은 University, College로 주정부에 등록하고 허가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하버드대학도 Harvard University 그리고 동네 미용학원도 xx Beauty University라고 쓴다. 

대신 실질적인 학교 인증 (Accreditation)은 비영리 민간 기관 인증 에이젼시가 맡아서 한다. 미국에서 정식 학교인가 아닌가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Accreditation" 즉, "인증"이라는 단어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학교 소개에  "approved", "licensed", "authorized" 등의 단어를 써놓은 곳이 많은데, 정식 인증을 뜻하는 "Accreditation"이 없다는 것은 정식 학교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 소개에 "xx University is a private institution licensed to manage by the California Bureau for Private Postsecondary Education (BPPE)."이라고 적혀있어도 accereditated 라는 말이 없고  licnesed로 적혀있는 것은 주정부에 돈내고 사업등록을 했다는 것이다. 즉 학교로 인증을 받았다는 뜻이 아니고 여기에 적힌 BPPE는 인증기관도 아니다. 

얼추 비슷한 단어들을 끼워 넣는데 정식 학교라면 인증을 뜻하는, accreditation 이라는 단어가 꼭 들어가야 한다. 이렇게 인증을 받지 않은 교육기관은 정식 학교가 아니고, 그런 학교에서 취득한 학점과 학위도 인정받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미국에서 취득한 가짜 학위 때문에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결론은 이렇다. 아무리 주정부에 등록을 하고 허가를 받은 학교라도 연방 교육부에서 인정하는 공신력 있는 인증 기관으로부터 인증 (Accreditation)을 받지 않은 고등학교 및 대학의 학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개신교 목사들이 인증 (Accreditation)이 없는 한인 신학대학에서 받은 목회학 박사 (D.Min) 학위는 의미 없는 학위다. 

그렇다면 연방 교육부에서 인정하는 인증기관은 무엇인가?

연방 교육부에서 인정하는 인증 기관에는 Regional Accreditation과 National Accreditation이 있다.

Regional Accreditation은  미국 전 지역을 6개로 나누어 아래의 6개 인증기관이 인증절차를 집행한다.

MSA — Middle States Association of Colleges & Schools

NASC — Northwest Commission on Colleges & Universities

NCA — North Central Association of Colleges & Schools

NEASC — New England Association of Schools & Colleges

SACS — Southern Association of Colleges & Schools

WASC — Western Association of Schools & Colleges

위에 나열된 대로 동부에 있는 학교는 NEASC에서 인증을 하고, 서부의 학교들은 WASC가 인증을 한다. 그래서 서부 캘리포니아에서는 "와스크 (WASC) 인증을 받은 학교냐"라고 질문한다.

National Accreditation은 직업교육, 종교, Online 교육기관을 인증하며 대표적인 인증기관은 아래와 같다. 

* Distance Education & Training Council (DETC)

* Accrediting Council for Independent Colleges & Schools (ACICS)

* Accrediting Commission of Career Schools and Colleges (ACCSC)

영어 National 은 전국적이고 Regional 은 지역적인 뜻을 가지고 있지만 Regional 인증기관이 전통적으로 훨씬 더 높은 권위를 갖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모든 유명 대학들은 Regional Accreditation을 받았다. Regional Accreditation이 있는 대학에서는 National Accreditation만 있는 대학의 학점과 학위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인증을 받은 대학인지 확인하려면 https://ope.ed.gov/accreditation/Search.aspx 에서 검색해 볼 수 있다.

인증 기관들은 인증 신청이 접수되면 학교를 방문하여 여러 날 동안 학교 운영진, 교사, 커리큘럼, 연구실적, 학교시설, 학생 지원 프로그램 등을 면밀히 심사한 후 최종 결정한다. 인증을 받는 것은 법적 의무조항이 아니고 교육기관이 원하면 매 6년마다 인증기관에 신청해서 받는다. 영원히 인증을 받지 않고서도 University 또는 College라는 상호로 사업을 할 수 있다. 

인증을 받았는지는 정식 학교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이다. 인증 (Accreditation)을 받지 않았으면 실질적으로 "정식" 대학이라고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인증 (Accreditation)이 있는 고등학교 및 대학에서는 인증 (Accreditation)이 없는 학교에서 취득한 학점과 졸업장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식'학교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인증 (Accreditation) 이 있는 다른 학교로 편입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할 수 없다. 

우리가 알만한 대학원의 입학 자격에는 기본적으로 Regional Accreditation을 받은 대학 학사 학위가 필요하다. 지원서에는 "The University requires that an applicant hold a bachelor's degree from a regionally accredited institution" (지원자는 인증받은 교육기관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해야만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인증되지 않은 대학 졸업자는 연방정부 주요 직책에 취업할 수 없고, 연방 또는 주정부의 대학 학자금 지원이나 대출도 받을 수 없다. 이쯤 되면 인증받지 않은 학교는 아무런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실감할 것이다. 

최근 미국에는 온라인 학위 프로그램이 급증하면서 허위 인증을 내세운 교육기관이 급증하고 있다. 인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공신력 있는 인증기관으로부터 받은 것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온라인 칼리지 광고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데 이를 "degree mills (학위 공장)"이라고 표현한다. 수많은 학원들이 허위 인증을 내세워 마치 정식 대학인 것처럼 광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 학위의 진위를 밝히려면 긴 말 필요 없이 연방 교육부에서 인정하는 인증 기관으로부터 인증(Accreditation, )을 받은 대학인지, 그것도 신뢰할 수 있는 Regional Accreditation이 있는 대학인지 그것만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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