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공연장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무차별 총격과 화재 사건으로 인해 최소 62명이 사망하고 14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사건은 22일 오후 8시경, 모스크바 북서부에 위치한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발생했다. 당시 공연장은 6200석 규모로,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록 그룹 '피크닉'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 많은 관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사건 현장의 영상에 따르면, 총성과 함께 사람들의 비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관객들이 출구로 달려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목격자에 따르면, 위장복 차림의 세 명의 무장 괴한이 공연장 안으로 들이닥쳐 민간인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폭탄을 투척했다. 이로 인해 공연장 내부는 대형 화재로 이어졌으며, 건물의 3분의 1 가량이 불에 휩싸였다. 구조대가 투입되어 약 100명의 인원을 대피시켰으며, 헬리콥터가 동원되어 화재 진압 작업을 벌였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야 자하로바는 이번 공격을 "피비린내 나는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국제사회의 규탄을 촉구했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사건 발생 직후 상황을 보고받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지시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모스크바 시장 세르게이 소뱌닌은 이번 사건을 "끔찍한 비극"이라고 언급하며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슬람 국가(IS)가 이번 총격 사건의 책임을 주장하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대형 모임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과거부터 IS와의 갈등이 지속되어 왔으며,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에서 IS에 대항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한 바 있다. 이번 공격은 푸틴 대통령의 재선 성공 이후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참사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주었으며, 테러리즘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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